나에게 자산 증식의 유일한 방법은 은행 정기예금이었다.

2008년 3000만원으로 대전저축은행에서 연이율 7% 복리 상품 가입을 시작으로 2년씩 만기 후 재가입을 반복하며 10년동안 세금을 제외하고도 1,500만원의 이자를 받으며 나름 착실히 자산을 증식해왔었다. 

독립으로 인해 집을 장만하며 목돈이 빠져나가 잠시 쉬었던 투자는 새로운 곳에서 눈을 뜨게 만들었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금융시장 붕괴후 너도 나도 주식시장에 뛰어들때도 주식하면 집안 망한다고 믿고 있던 나였지만, 동생네가(정확히는 제수씨가) 주식으로 돈을 번다는 얘기가 들려왔고, 본인들도 잘 모르지만 자문료를내며 받은 정보로 돈을 버니 나에게 조심스레 의향을 물어왔다. 당연히 함께 성공하자는 좋은 의도로.....

그렇게 주식이란걸 시작하게 되었고, 간혹 제수씨한테 정보를 받은 것도 있었지만 5만원 초반의 삼성전자에 투자하며 8만 전자때 매도하며 1년도 안되어 천만원의 수익을 얻은건 정말 신세계였다. 하지만 나에게 운이란 딱 여기까지였다.

 

나의 성공 소식에 부모님까지 나에게 돈을 맡기셨고,  수익과 손실을 오가던 중 제수씨가 큰 제안을 해왔다.

회비를 내고 있는 곳에서 큰 수익을 보장한다며 회비와 별도로 소수인원에게 거액의 정보를 받고 투자 종목을 알려주는 이벤트를 한다고 하며 정보료가 2천만원이라고 한다. 혼자 2천만원은 부담되니 나하고 반씩내서 하면 어떡겠냐는 제안을..

당시 나는 꽁돈(?) 천만원을 번 상태였고, 제수씨가 말한 곳의 정보로 돈을 번건 아니지만 그 정보가 제법 괜찮다는 것을옆에서 봐왔었고, 무엇보다 혹시 만약에 돈을 날리더라도 제수씨에게 그동안 공짜로 받은 정보만으로도 보답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흔쾌히 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자문료를 내고 받은 주식 정보는 단 한번의 빨간불을 보지 못한채 1년만에 반토막이 났다. 자문료 천만원과 별개로 내 투자금, 부모님 투자금까지 6000만원 넘는 돈이 반토막이 나니 속은 속대로 썩고, 미안해하는 동생네한테 스트레스 줄까 싶어 투자 얘긴 꺼내지도 못하고 혼자 끙끙 앓던 와중에 원금과 비교적 가까워 졌을때 어느정도 손실보고 팔았다. 아.. 그 전에 부모님 투자금 3000만원은 제수씨가 미안하다며 동생을 통해서 주더라. 나도 내 돈보단 매번 걱정하시는 부모님 생각에 안받을수가 없었고, 무엇보다 그쯤에 동생네가 아파트 투자로 억이 넘는 수익을 남겼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염치 불구하고 받아 부모님께 원금을 돌려드렸다.

 

암튼 그렇게 주식이 어렵다고 느끼던 와중에 어느날 유튜브를 보고 실시간 매매 방송을 알게 되었고, 며칠 살펴본 결과 제법 믿을 만하다는 생각에 처음으로 내가 직접 회비를 내며 정보를 받으며 2번째 주식시장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2년전 큰 운을 다 쓴 나에게 이번에도 운이 따르지 않았고,  지수를 이기는 종목이 없다는 주식 명언(?)을 남기며 종목을 자문해주는 업체는 주식시장이 안좋으니 선물 매매를 해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해왔다.  이것이 내가 선물을 알게된 계기다.

 

뭔지 구경이라도 해보라길래 실시간 리딩을 해주는 방송을 보여주었고, 한달간 지켜보는 동안 정말 신세계를 본 듯 했다. 매일 적게는 몇십만원에서 백만원 단위까지 짧은 시간안에 수익을 내는 모습에 단단히 매료됐었다. 그리고 한달 후 모의투자를 마치고 리딩을 따라하게 되었다. 

 

처음 일주일동안 300만원 정도 수익이 났고, 위험한 순간도 있었지만 잘 따라만 하면 큰 손실은 안난다는 근거없는 믿음이생기던 때, 선물 시작하고 보름째 되던 날. 나스닥 대폭락장이 시작됐다. 롱 포지션을 잡고 있던 우리는 계속해서 빠지는 지수를 바라만 보고 있었고, 전문가들도 지금은 과매도 현상이라 버텨야한다고 해서 버티다 버티다.. 새벽 3시쯤 내 잔고는 바닥이 났고, 결국 로스컷. 한순간에 다 잃었다. 보름만에...

 

여기서 끊었어야 했다. 이렇게 한순간에 다 날리는 무서운 매매라는 걸 알았으면 여기서 끊었어야 했는데, 그 전 한달동안 봐온 걸로 이 정도 손실은 한달이면 만회할 수 있다는 생각이 앞섰고, 무엇보다 경제적 독립을 위한 마지막 끈이란 생각이 날 선물시장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리딩을 해주던 업체에서도 회원들 손실이 많으니 본인 돈으로 500만원을 내 계좌에 넣어주고, 본인 리딩을 따라해서 500만원 추가 수익을 내줄테니 500만원 수익이 나면 수익금 500만원은 내가 갖고, 초기 자금 500만원은 다시 회수한다는 이벤트를 열어주었다. 만약 리딩으로 손실이 나서 500만원을 날리더라도 본인들이 감수한다니 회원들로썬 손해일게 없는 이벤트. 근데 정말로 리딩 30분만에 500만원 수익이 났고, 내 계좌에 500만원의 매매 자금이 생겨났다. 이런 식으로 크게 한방씩 보여주니 못벗어났지.        

 

그렇게 시작한 선물매매가 이제 1년이 되었다. 결과는 어떻게 되었냐고? 위에 말했듯이 천만원 날렸을때 그만뒀어야 했다. 처음엔 하루 100만원을 목표로 그러다 50만원을 목표로 하며 수익을 쌓다가 한방에 500만원씩 손실이 나니 돈이 쌓일수가 없더라. 무엇보다 전문가가 하는대로 따라해야하는데, 수익일때는 혹시 이러다 빠질까 싶어 전문가보다 적게 수익내고 나오고, 손실일땐 전문가랑 똑같이 버티다 손절하니 한달 기준으로 전문가는 수익인데 나는 손실이다. 갈수록 겁쟁이가 돼서 이젠 하루 10만원만 벌어도 됐다하고 나오길 반복한다.

 

정말이지 요즘은 선물을 모르던, 주식을 모르던 때로 돌아가고 싶은 심정이다. 결국 이렇게 하다 지금 남은 자금까지 날리면 그땐 정말 그만둔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더이상 통장 잔고를 바닥내고 싶지도 않고, 이러다 대출까지 받는 최악의 상황은 없어야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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